천안함 외교가 침몰하고 있다.
정부는 애초에 천안함 문제를 안보리에 상정해서 대북제재를 가하려 했지만, 연일 톤다운하고 있다.
대략 대북규탄의장성명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런데 그나마도 좀 어려워보인다.
미국의 경우 한발 빼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로버트 게이트 미 국방장관은 4일, 싱가포르에서 안보리 제재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우리 정부가 북에 대한 실질적 조치라고 선전했던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연기를 요청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6자회담 재개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더구나 한국의 지방선거가 정권 심판의 민심이 드러난 상태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며 정부편만 들었다가는 자칫 반미감정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사건 초기부터 완강하게 한국정부 입장에 맞섰던 중국도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천영우 차관이 안보리 대응과 관련 중국을 설득하러 방중했지만, 성과는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8일자 사설에서 "한국은 미 항공모함을 서해로 끌어들이지 말라"고 강력 경고를 하고 있다.
6자 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이 회담을 파탄낼 수 있는 그 어떤 조치를 취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대략 중국의 입장은 의장성명이든 무엇이든 '북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 러시아가 천안함외교의 파탄을 선언(?)했다.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한 러시아 조사팀이 "북한에 의한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것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역시 안보리를 통한 대응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상황을 종합하면 한국정부는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게 생겼다. 어설픈 외교에 대한민국의 국격은 곤부박질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보아진다. 참 씁쓸한 일이다.
주목할 것은 천안함이 국제망신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 러시아조사단의 평가에서도 보아지듯 진실공방이 가열될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는 어쩌면 '1번'이라는 스모킹건이 발견되지 않았어야 더 좋았을 지도 모른다. '정황적 판단'으로 북의 소행으로 발표했다면 조금 운신의 폭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스모킹건을 발표한 이상 진실논란을 피할 수 없다.
문제는 더 이상 내 놓을게 없는 정부 입장에서는 진실공방이 커져서 도움될 것이 하등 없다는 것이다.
여하간 정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기우가 있는데, 남북간 군사충돌에 대한 우려다.
평시에도 마찬가기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돌발상황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
남북 당국자 상호간 냉철하게 상황을 콘트롤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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